일반전형

고신 커뮤니티

저서/논문/기고

기고|저서|논문

고신 커뮤니티연구성과저서/논문/기고

기고 [기고글]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 김순성 교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823회 작성일 11-11-03 16:12

본문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 목회자들이여, 끝까지 한길을 걸어가라 -



목회자로서의 자신과 사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가?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혼란을 겪은 적이 없는가?
목사로서 당신의 장래 목표는 무엇인가?

목사가 된다는 것처럼 세상에서 ‘위험’한 일은 없다.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목사는 같은  사람을 다루는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후자가 측정가능하고 눈에 보이는 일을 다루는데 비해, 목사가 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영적인 일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그분이 하시는 일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영적 세계에서는 1+1=2가 아니다. 때로는 영(제로)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100이 되기도 하고, 1000이 되기도 한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우리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신학을 공부하고 오랜 세월 목회를 해도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가 하는 일에 따라 영혼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신분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생각해 보자. 고액의 연봉은 차치하고 사회적 인지도가 보장되는 의사나 변호사와는 달리 목사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교회 밖에서는 물론이고, 요즘은 교회 안에서도 목사는 별로 존중받지 못한다. 겉으로는 점잖게 대접받지만 속으로는 무시당하거나 종종 악평을 듣는 자리가 목사라는 신분이다. 보수에 관한한 한평생 일용할 양식 수준에 만족해야 하고 노후 보장조차 불확실한 것이 대다수 목사들의 현실이다.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신분인가.
사람이란 본래 자신이 하는 일 속에서 무언가 가시적 성취와 이에 걸맞은 인정과 보상을 통해 자기존재를 확인하며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존재이다. 그런데 아무리 오랜 세월 사역을 해도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이 없고, 자기성장이나 발전이 없으며, 합당한 보상도 따르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큰 고역과 불행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이 목사로 부름 받은데 대한 자긍심을 잃어가고 있다. 사역에 자신감을 잃고 무력감에 빠지거나 종종 교인들에게 실망과 환멸을 느껴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목회자들은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 설교, 교육, 상담, 행정 전문가, 특정 프로그램 전문가 등등. 뭔가 손에 잡히는 것,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그 일에 목숨을 건다. 그래서 유능한 목사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나같이 위태로운 ‘목사’의 길을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야 ‘덜’ 위험한 목사가 되기 때문이다. 유능한 지도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모두 좋은 목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다. 문제는 ‘목사’로서의 고유한 정체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문 기능인이 되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교회 안에 ‘목사’를 찾기 어렵다. 잡다한 종교업무를 처리하는 행정가, 종교의식에 충실한 성직자, CEO같은 지도자는 많지만 정작 ‘목사’는 드물다.
목사가 된다는 것, 목회를 한다는 것은 전문가가 된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목사는 부르심이요, 목회란 부르심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나 어떤 일의 전문가로 부름 받은 자가 아니다. 굳이 전문가라는 이름을 붙이자면 ‘지금’ ‘여기’에 일하시는 ‘하나님’을 주목하는 전문가로 부름 받은 자다. 유진 피터슨에 의하면 목사란 “사람들 사이에서 그리고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공동체 안에 세움 받은 사람”이다. ‘지금’ ‘여기’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란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 속에서 주도하시는 일이다. 그분의 임재와 구원역사(役事)를 가리킨다. 이를 주목하고, 회중들에게 이 하나님을 주목하도록 부름 받은 자가 목사다. 모호하고 위험해 보이지만, 바로 이 부르심의 자리에 목사 됨의 존엄과 신비가 감취여 있다. 목사만이 누리는 영광이 숨어 있다. 모호해 보이지만 확실하고, 위험해 보이지만 신비로운, 역설적인 자리가 바로 이 부르심의 자리다. 앨리스터 캠벨은 목사를 가리켜 “지혜로운 바보”라고 묘사했다. 목사의 존재방식이 지닌 역설적인 측면을 성경적 이미지로 표현한 말이다. 성경에 의하면 목사란 지혜로우면서 동시에 바보가 되어야 하는 자리다. 바울이 말하는 십자가의 역설에 귀기울여보자.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첹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고전1:18, 23-24; 3:18-19).
바울에 의하면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은 세상에서 어리석고 미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상지혜와 능력이 지배하는 ‘지금’ ‘여기서’ 하나님을 주목하는 목사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곧 지혜로운 바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십자가의 눈으로 세상을 뒤집어볼 줄 아는 거룩한 바보가 됨을 뜻한다. 세상이 말하는 지혜 속에서 어리석음을 보고, 세상이 인정하는 어리석음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지혜를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진 자가 됨을 말한다. 세상이 부러워하는 강함 속에서 약함을 보고, 세상이 무시하는 약함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강함을 보는 자가 됨을 뜻한다. 오늘 교회가 당면한 위기가 무엇인가? 십자가의 공동체인 교회가 세상 지혜와 능력으로 강해지려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목사가 부르심의 자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를 주목하는 대신 세상 지혜, 세속 권세로 강해지려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 여기에 일하시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다. 복음이 종교가 되고, 하나님의 일이 사람의 일로, 하나님의 방법이 사람의 방법으로 대치되고 있다. 인내해야 할 때 조급하고, 기다려야 할 때 서두른다. 낮아져야 할 때 높아지려 하고, 비워야 할 때 채우려한다. 목사 자신이 ‘지금’ ‘여기서’ 지혜로운 바보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는 많으나 목사다운 목사가 드문 시대이다. 목사는 자기 열심, 자기 지혜로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목회 역시 자기능력 자기재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더디어도 부르심의 자리를 끝까지 지킬 때, 그를 부르신 하나님의 손이 빚어가는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도착이다”는 어느 시인의 말과 같이 지금 손에 잡히는 것 없고, 보이는 것 없어도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리며 부르심의 길을 걸어갈 때, 어느 덧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부름 받은 목사로서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갈 수 있을까?

1. 당신의 내면의 상태를 정직하게 돌아보라.
지금 목사로서 자신의 소명에 대한 자긍심과 사역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는가?
부담감, 불만, 의무감 속에서 소명의 길을 걷고 있는가? 아니면 깊은 자괴감과 함께 목사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혼란스럽게 느껴지는가? 지금 당신의 목회와 사역을 움직이는 근본 동기가 무엇인지 성찰하라. 하나님 영광인가? 자기 인정인가? 당신 속에 비교의식, 승부의식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2. 지금 당신이 인식하고 있는 하나님에 대해 점검하라.
당신이 회중에게 설교하고 가르치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인가? 이 시대문화가 만들어낸 능력(power)의 하나님인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인가? 최근 당신이 말씀 묵상이나 기도 속에서 인격적으로 만난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인가?

3. 부르심의 목적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묵상하라.
하나님은 당신의 부족과 한계를 아시고 부르셨음을 기억하라. 당신에게 무언가를 이루어내기를 기대하지 않으신다. 당신을 부르신 하나님만 주목하고, 그와 연합하고, 당신을 통해 하나님 자신이 드러나기를 원하신다.

4. 어떤 상황에서도 쉬지 않는 기도를 훈련하라.
‘지금’ ‘여기서’ 기도하는 자만이 ‘지금’ ‘여기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주목할 수 있다. 어떤 일보다도 기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당신의 삶에 잃어버린 기도를 회복하라.

5. 인내와 기다림으로 끝까지 한길을 걸어가라.
조급해하지 말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 부르심에 신실한 목사가 되기 위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정도(正道)를 걸어가라.


선지동산 60호 게재 / 목회리더십과 영성(2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03건 2 페이지
기고|저서|논문 목록
[기고글] 사랑이 변화시킨다 - 하재성 교수
사랑이 변화시킨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인 중학생 한 명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가출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약한 아이들을 때리기도 하고, 그 아이들의 물품을 갈취하였다. 심지어는 자신도 그 무리의 아이들에게 이용당하여 자기 부모…
2012-04-30
[기고글] 선교와 책무 - 이신철 교수
선교와 책무 선교 책무에 대한 논의가 2005년 제2회 방콕선교포럼에서 있었고, 2011년에는 미국 뉴 헤이븐 OMSC에서 열린 Korean Global Mission Leadership Forum에서도 선교책무를 주제로 다루었다. 한국교회가 선교사…
2012-04-30
[기고글] 7년 대환난은 정말 있는가? - 변종길 교수
7년 대환난은 정말 있는가?   오늘날 마지막 때에 ‘7년 대환난’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수님 재림 직전에 문자적인 의미에서 ‘전 3년 반’, ‘후 3년 반’의 7년 대환난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다시 ‘환난후 휴거설’, ‘…
2012-04-30
[기고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목회적 대화 이야기 - 하재성 교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목회적 대화 이야기 한 번은 어느 역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님은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몸집이 작고 주름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내가 택시에 오르자마자 택시 기사님은 보고 있던 신문을 저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서울시…
2012-04-30
[기고글] 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 이신철 교수
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필자는 지난 호에서 선교사의 사역적 책무와 관련하여 선교사는 현지선교부에 소속하여 사역할 필요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고신 선교사들이 고신 세계선교부에 속하여 그들의 사역적 책무를 감당하기 …
2012-04-30
[기고글] 주여 주여 하는 자 - 변종길 교수
주여 주여 하는 자   예수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말한다(마 7:21). 여기서 ‘주여 주여 하는 자’는 누구일까? 한…
2012-04-30
[기고글] 예루살렘 성도들의 부활 - 변종길 교수
  예루살렘 성도들의 부활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일어난 부수적 현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겨진 것이다(마 27:51상, 막 15:38). 다른 하나는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2011-11-03
[기고글] 선교사의 책무와 현지선교부 - 이신철 교수
선교사의 책무와 현지선교부 필자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의 사역적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지선교부의 역할의 실효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쓰고자 한다. 교회의 선교의 가장 간단한 구도는 ‘교회가 선교사를 파…
2011-11-03
[기고글]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 김순성 교수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목회자들이여, 끝까지 한길을 걸어가라 -목회자로서의 자신과 사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가?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혼란을 겪은 적이 없는가?목사로서 당신의 장래 목표는 무엇인가?목사가 된다는 것처럼 …
2011-11-03
[기고글]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 이신철 교수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개신교회 선교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으나, 교회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통하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운동이 점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서울 올림픽을 지나고, 국내…
2011-04-19
[기고글] 자기파괴적 열심에서 탈출해야 한다 - 김순성 교수
자기파괴적 열심에서 탈출해야 한다 - 목회자들이여, 자유와 기쁨의 멍에를 매라 - 목회사역이 당신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오는가? 당신의 사역을 이끄는 열정 밑바닥에 깔린 동기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역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의적인 …
2011-04-19
[기고글] 예수님은 음부에 내려가셨는가? - 변종길 교수
예수님은 음부에 내려가셨는가?   우리나라 사도신경에는 “음부에 내려가셨다”는 부분이 없다. 그냥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화란개혁교회의…
2011-04-19
[기고글] 토기장이 밭의 비유 - 한정건 교수
구약을 통한 신약해석하기 한정건 교수(구약학, 원장) 성경: 마 27:3-10 (토기장이 밭의 교훈)   마태복음 본문은 회개하지 아니한 가롯 유다와 대제사장의 이야기입니다. 유다가 성전에 가서 예수님을 팔고 받았던 은 30…
2011-03-02
[기고글]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 한정건 교수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엡 4:7-12 / 시 68:18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엡 4:7-12 / 시 68:18   에베소서는 전반적으로 교회가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지를 다룬다. 오늘 본문은 교회가 무엇이며(…
2010-11-18
[기고글] 금이빨 소동 - 박영돈 교수
금이빨 소동 요즘 어떤 집회에서는 멀쩡한 이를 금니로 바뀌게 하는 해괴한 현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교인들을 바르게 지도해야 할 목사들마저 영적인 분별력이 흐려져 이런 집회에 기웃거리며 그런 초능력을 전수받으려고 한다. 안성에 있는 모…
2010-11-18
[기고글] 거룩한 불만이 열정을 불태우는 연료이다 - 김순성 교수
거룩한 불만이 열정을 불태우는 연료이다 - 목회자들이여,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라 - 오늘 당신의 목회사역은 즐겁고 행복한가? 사역 자체가 늘 피곤하여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가? 무엇이 당신의 사역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2010-11-1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