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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글] 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 이신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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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562회 작성일 12-04-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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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필자는 지난 호에서 선교사의 사역적 책무와 관련하여 선교사는 현지선교부에 소속하여 사역할 필요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고신 선교사들이 고신 세계선교부에 속하여 그들의 사역적 책무를 감당하기 위해서, 현지선교부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함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현지선교부는 조건과 상황, 성격과 목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그 형태가 다양하다. 현지선교부가 한 개체교회, 또는 한 교파에 속한 선교사로 구성될 수도 있고, 초교파적 배경을 가질 수도 있다. 현지선교부가 선교(본)부의 지부일 수도 있고, 본부 없이 선교현지에서 결성된 선교단체일 수도 있다. 본부와의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선교부라고 하더라도, 본부의 관할 아래 있어 지시를 받는 현지선교부가 있는가 하면, 본부로부터 일정한 범위의 자율권을 허락받은 현지선교부도 있고, 본부로부터 아무 간섭이나 지시를 받지 않고 모든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는 현지선교부도 있다. 현지교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현지선교부는 한 현지교회(단)와 동역하거나, 여러 현지교회(단)와 관계를 맺고 있거나, 현지교회(단)와 아무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한 부족, 또는 한 지역, 한 국가에 선교사역을 집중하는 현지선교부가 하면, 국경을 넘어 여러 국가, 또는 한 권역, 또는 한 문화권을 선교대상으로 삼는 현지선교부가 있다. 성경번역, 구호사역 등 한 전문적 영역에 집중하는 현지선교부가 있다면, 한 미전도종족, 또는 한 나라 안의 한 지역에 사역범위를 국한하는 현지선교부도 있을 것이다. 현지선교부가 선교센타와 같은 선교사들의 공동체로 보이기도 하고, 창의적 접근지역에서는 현지선교부가 은밀하게 운영되거나, 회사 또는 NGO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신 세계선교부의 현지선교부는 일반적으로 고신에 속한 선교사들로 구성된 현지선교부가 대부분이다. 현지선교부가 협력선교사를 받아들일 때에도 파송교회나 소속 선교단체가 고신과 직접 관계가 있는지를 따져 볼 정도로 교파적 성격이 강하다. 고신 세계선교부의 현지선교부는 본부의 관할 아래 있지만 제한적이나마 일정한 자율권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현지선교부의 재편성을 통하여 그 자율권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신의 현지선교부는 교회와의 관계를 한 현지교회(단)에 국한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체로 선교사들의 사역의 종류나 환경에 따라서 현지교회(단)과 관계를 개별적으로 맺기도 하고, 관계를 전혀 갖지 않기도 한다. 고신의 현지선교부는 대부분 한 국가단위로 조직되어 있었으나, 현지선교부의 구성을 위한 최소 인원을 두 단위 (한 가정 또는 한 독신을 한 단위로 본다)에서 다섯 단위로 상향조정하기로 함으로써, 산발적으로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들을 묶어서 지역선교부로 만들어가고 있다. 고신 현지선교부는 어떤 한 가지의 전문적 사역에 집중하기 보다 선교사들의 다양한 사역을 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신의 현지선교부들은 선교사의 구성으로 보면 고신의 교파적 특성이 분명하지만, 선교사들의 선교현장의 개별적 상황은 실로 다양하여 그 특성이 뚜렷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현지선교부를 중심으로 선교사들의 사역적 통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선교사들의 다양한 사역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각 선교사들의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현지선교부를 느슨하게 운영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선교사들의 다양한 사역들이 현지선교부의 공동의 목표로 통합될 수 있도록 현지선교부를 좀 더 규모있게 운영하는 것이 좋은가?

일반적 판단 보다, 고신 세계선교부의 선교목적을 따라 현지선교부의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선교회로서의 고신 세계선교부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내세운 독특한 선교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개혁주의 세계교회의 건설이다. 고신 선교역사에 있어서 대만 현지선교부는 소수의 선교사님들이 파송되어 있었지만 개혁주의 교회를 대만에 건설하고자 하는 공동 목적을 가지고 다른 개혁교회 선교부들과 동역하였기 때문에 대만 개혁종 장로교회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우리 선배들은 대만 현지선교부를 조직하였을 뿐 아니라, 개혁주의 교회 건설을 위하여 다른 개혁교회 선교부들과 흔쾌히 동역함으로써 고신 선교역사에 길이 기념될만한 선교적 성과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선교지가 다변화될 때에 고신 세계선교부는 대만의 모범사례를 통하여 개혁주의 교회건설을 목표로 선교사를 전략적으로 파송하는 데에 좀 더 주위를 기울이지 못하였다. 현재 약 50여개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지만, 대만 외에 어느 선교현지에서도 개혁주의 교회건설의 목표를 이루고 현지선교부의 사역을 종료한 데는 아직 없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이런 공동의 목표의식을 뚜렷이 가지고 선교사들이 현지선교부를 중심으로 뜻을 합하여 협력하는 움직임이 있음을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다양한 개인 사역들이 그 나름대로 분명한 의미가 있기에, 고신 세계선교부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의 사역적 책무를 개인적 차원에서 평가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고신에 속한 선교사들은 개혁주의 교회건설이라는 고신 세계선교부의 공동 목표에 얼마나 협력하고 기여하였는가 하는 기준으로도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좀 더 현지선교부의 역할을 공동목표에 맞게 재조정하고 체계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에 왔던 북, 남, 호주, 캐나다 장로교 선교부들은 각각의 현지선교부를 유지하면서 조선에 하나의 개혁주의 장로교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선교사 공의회를 만들었고, 나중에는 조선인 장로와 조사들을 포함한 장로교 공의회를 만들어 전적으로 협력하였던 역사를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처럼 분명한 공동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장로교회가 굳건히 세워졌던 것이다. 이처럼 고신 세계선교부는 후원교회나 본부나 현지선교부나 선교사들이 뜻을 합하여 선교현지마다 개혁주의 교회건설에 전적으로 한마음으로 동역해야 할 것이다. 고신 세계선교부가 선교사를 파송하고 현지선교부를 세울 때에는 그 현장에 토착적이면서도 자립하는 개혁주의 교회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분명한 목표의식과 함께, 그 목표가 이루어지기까지 지속적으로 선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는 헌신이 필요하다. 목표없이 현지선교부가 세월을 보내지 않아야 하며, 선교사들의 철수로 선교사역이 중단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전략적 선택과 집중은 선교지를 너무 산만하게 흩어놓지 않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수 있겠지만,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을 정하여 그 목표를 끝까지 추진함으로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선교사들이 다양한 사역들을 하지만, 그 사역들이 산만하게 각각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시너지를 이루어 개혁주의 교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통합되어야 할 것이며, 현지선교부가 이 역할을 치밀하게 감당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고신 세계선교부는 크게 성장하여 전세계로 파송된 350명 이상의 선교사를 보유하고 있고, 800여 교회 이상의 적극적인 후원교회들이 있고, 선교행정과 선교사훈련의 전문성을 추구하며 좋은 시설의 선교센타를 갖춘 본부가 있다. 이제는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선교현장에 개혁주의 교회를 건설하는 일에 흔쾌히 동역할 수 있도록 현지선교부를 새롭게 해야 하는데 이 일이 시급하다.


선지동산 61호 게재 / 선교책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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