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전형

고신 커뮤니티

저서/논문/기고

기고|저서|논문

고신 커뮤니티연구성과저서/논문/기고

기고 [기고글]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 이신철 교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529회 작성일 11-04-19 09:51

본문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개신교회 선교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으나, 교회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통하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운동이 점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서울 올림픽을 지나고, 국내 교회의 성장세가 조금 완만해지고 있던 1990년대에 선교사 파송은 오히려 더 왕성하게 불이 붙었다. 지금은 한국 선교사들이 미치지 않은 국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구 교회들은 선교의 역량이 고갈되었고 미국 교회들까지도 해외 선교의 힘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데, 한국의 개신교회는 세계선교의 다음 주자로 인정을 받을 만큼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여, 이제 선교사를 두 번째로 많이 파송한 국가라고 은근히 자랑도 많이 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신교회 및 선교단체의 선교지도자들은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현장의 상황을 통하여 피부로 인식한 듯이 선교사의 책무(accountability)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선교사들이 들으면 섭섭하게 여길 만한 비판들이 여기 저기에서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선교사들은 선교단체나 교회의 선교적 책무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 같다. 교회, 교회선교회 또는 선교단체, 그리고 선교사들이 모두 그 동안 선교를 어떻게 해 왔는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따져 보고 삼가야 할 것과 폐해야 할 것을 가려 내어야 할 때이다. 그 동안 선교사를 좀 더 많이 파송하고 후원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파송과 후원 뿐 아니라 투명성과 책무를 확보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상호신뢰를 튼튼히 해야 할 때이다.

책무를 강조하면 서로 따지고 비난하고 배제하는 무서운 칼날이 난무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책무는 먼저 선교의 주인되시는 하나님 앞에 마지막 날에 다 각자가 행한 대로 회계해야 할 때가 있음을 기억할 뿐 아니라, 지금도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위를 익히 아시는 하나님 앞에 각자가 자기의 신앙 양심으로 자신을 살펴보고 회개하는 매일의 삶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코람데오 (Coram Deo)의 정신이 책무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책무는 하나님과 나의 수직적 차원에서 거리낌이 없다고 하여 완결된 것은 아니다. 각 사역자들은 교회와 동역자들이 신실하다고 인정하여 위임해 준 역할을 올바로 감당해야 할 수평적 책무를 교회와 동역자들에게 지고 있다. 자율적으로 수평적 책무를 다 하는 신실함이 있어야 하지만, 수평적 책무의 타율적 요구는 공적인 타당성을 갖춘 것이어야 하고 정도에 있어서 필수불가결성을 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당하게 동료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용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책무를 요구하는 주체도 수평적 책무의 요구로부터 초월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평적 책무 체계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 연약한 인생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원치 아니하는 실수와 실패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한 책무 관리의 체계를 통하여 서로를 예방적으로 보호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적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수평적 책무에 대한 요구는 홀로 성립되지 않는다. 이와 동시에, 아니 그 이전에 서로를 돌아보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권면함이 우리를 더 건전하게 세울 것이다. 그렇지만 수평적 책무 체계를 누구든지 수용하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우리 자신 보다 하나님의 나라의 의를 구함이 우선임을 동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교회 담임목사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유능한 선교지도자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오래된 선임 선교사라고 하더라도 이 수평적 책무의 관리 체계를 따라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교의 수평적 책무 관리의 분야는 크게 보아, 재정, 사역, 삶의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신교에 있어서 실로 다양한 분야에 책무적 관리가 필요하다. 몇 가지만 지적해 본다면, 선교사역에 있어서 자립하는 개혁주의 교회를 선교사를 파송한 지역마다 세우기로 하였다면 그 목표에 따라 선교사역이 어우러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선교사 배치에 있어서도 선교사 개인의 선호 위주가 아니라, 선교현지의 필요와 선교본부의 선교전략적 목표에 따라야 할 것이다. 선교부는 중 장기 정책과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임기응변의 선교수행으로 인한 중복이나 낭비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선교사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중도탈락율을 줄여야 할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준비함으로써 전쟁, 재난, 질병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역교회들이 선교비를 후원할 때에도 공정한 후원 선교사 선정이 필요하고, 함께 개혁주의 교회를 건설하기로 합의하였다면 모든 교회가 총회 세계선교위원회를 통하여 세계선교에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미자립, 미조직 교회들은 아직 마음껏 선교후원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가능한 한 모든 교회들이 총회 세계선교위원회를 통하여 총회 파송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일에 책무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선교사를 훈련하고 선발하는 과정도 더 책임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목사 선교사는 현지에서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그 훈련과 선발에 있어서 공교회적인 관심과 책임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목사후보생의 교육과 훈련을 신학대학원에 위탁하듯이 목사 선교사 후보생도 신학대학원에 위탁하여 훈련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학대학원도 이런 책임있는 훈련을 감당하기 위하여 필요한 교수와 교육과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교본부도 선교행정의 제반 분야에 대해서 교회의 아낌없는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행정 투명성을 더욱 높여 가야 한다. 재정 분야에서 어느 교단 선교에 뒤지지 않게 체계가 잘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은 선교사의 후원비가 거의 100% 선교본부를 통하여 선교사에게로 전달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고신 세계선교위원회는 지금 현지선교부의 재편을 진행중에 있다. 부디 선교사님들 개별적 선교사역의 의식을 좀 지양하고, 현지에서 실제적 기능을 갖춘 현지선교부를 중심으로 함께 동역함으로써 선교 현지사역의 수평적 책무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선교사의 현지 재산관리 및 등기관리 등도 중요한 분야이다. 선교사의 초기 언어습득은 매우 중요한 책무이다. 선교기도정보제공 및 선교보고 등도 선교사의 책무 분야에 속한다고 본다. 선교사 자녀에 대한 안전과 교육환경에 대한 배려 등이 주어져야 한다.

고신 총회 산하의 교회와 세계선교위원회 그리고 여러 나라로 흩어져 있는 선교사들이 하나님께서 분부하신 세계선교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오늘까지 많은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았기에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공적인 책무 규정과 관리체계를 좀 더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지동산 59호 게재 / 선교책무(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74건 6 페이지
기고|저서|논문 목록
[기고글] 하재성 교수 - 교회의 인격성 회복
  교회의 인격성 회복   하재성 교수(실천신학)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인간 개개인의 “영혼”은 특별히 영적인 관계성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제하는 자아를 이야기한다. 또한 건강한 인간의 영혼은 하나님…
2013-06-25
[기고글] 이신철 교수 - 성적 비행(非行)과 선교적 책무
성적 비행(非行)과 선교적 책무   이신철 교수(선교학)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외교를 수행하던 윤OO 대변인이 자기의 수행하던 인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미 경찰에 고발을 당함으로써 대통령은 물론이고, …
2013-06-25
[기고글] 변종길 교수 - 천국에 상급이 있는가?
선지동산 64호 (신약 난제 해설 [6])   천국에 상급이 있는가?   변 종 길 (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요즈음 천국에 상급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2013-06-25
[기고글] 경청과 충고의 비율 50:10 - 하재성 교수
경청과 충고의 비율 50:10   하재성 교수(실천신학)   경청과 충고의 비율은 50:10이 바람직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50분 들어 준 이후 남은 10분간 분석과 판단과 충고를 하는 것이 사람을 바꾸는 시간의 비율…
2012-11-19
[기고글] 아바 아버지인가? 아빠 아버지인가? - 변종길 교수
선지동산 63호 (신약 난제 해설 5)   아바 아버지인가? 아빠 아버지인가?   변종길 교수(신약학)     개역개정판에는 예전의 성경에 비해 달라진 것이 많이 있는데, 그 가운데 특이한…
2012-11-19
[기고글] 놓치기 쉬운 개체교회의 선교적 책무 - 이신철 교수
놓치기 쉬운 개체교회의 선교적 책무 이신철 교수(선교학)   일반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여 후원하는 것이 개체교회의 선교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1980년대부터 이런 선교적 책무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 지난 30년 동안 수많…
2012-11-19
[기고글] 사랑이 변화시킨다 - 하재성 교수
사랑이 변화시킨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인 중학생 한 명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가출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약한 아이들을 때리기도 하고, 그 아이들의 물품을 갈취하였다. 심지어는 자신도 그 무리의 아이들에게 이용당하여 자기 부모…
2012-04-30
[기고글] 선교와 책무 - 이신철 교수
선교와 책무 선교 책무에 대한 논의가 2005년 제2회 방콕선교포럼에서 있었고, 2011년에는 미국 뉴 헤이븐 OMSC에서 열린 Korean Global Mission Leadership Forum에서도 선교책무를 주제로 다루었다. 한국교회가 선교사…
2012-04-30
[기고글] 7년 대환난은 정말 있는가? - 변종길 교수
7년 대환난은 정말 있는가?   오늘날 마지막 때에 ‘7년 대환난’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수님 재림 직전에 문자적인 의미에서 ‘전 3년 반’, ‘후 3년 반’의 7년 대환난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다시 ‘환난후 휴거설’, ‘…
2012-04-30
[기고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목회적 대화 이야기 - 하재성 교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목회적 대화 이야기 한 번은 어느 역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님은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몸집이 작고 주름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내가 택시에 오르자마자 택시 기사님은 보고 있던 신문을 저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서울시…
2012-04-30
[기고글] 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 이신철 교수
고신 현지선교부의 역할 강화와 사역적 책무 필자는 지난 호에서 선교사의 사역적 책무와 관련하여 선교사는 현지선교부에 소속하여 사역할 필요에 대해서 강조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고신 선교사들이 고신 세계선교부에 속하여 그들의 사역적 책무를 감당하기 …
2012-04-30
[기고글] 주여 주여 하는 자 - 변종길 교수
주여 주여 하는 자   예수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말한다(마 7:21). 여기서 ‘주여 주여 하는 자’는 누구일까? 한…
2012-04-30
[기고글] 예루살렘 성도들의 부활 - 변종길 교수
  예루살렘 성도들의 부활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일어난 부수적 현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겨진 것이다(마 27:51상, 막 15:38). 다른 하나는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2011-11-03
[기고글] 선교사의 책무와 현지선교부 - 이신철 교수
선교사의 책무와 현지선교부 필자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의 사역적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지선교부의 역할의 실효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쓰고자 한다. 교회의 선교의 가장 간단한 구도는 ‘교회가 선교사를 파…
2011-11-03
[기고글]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 김순성 교수
목사는 부르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목회자들이여, 끝까지 한길을 걸어가라 -목회자로서의 자신과 사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가?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혼란을 겪은 적이 없는가?목사로서 당신의 장래 목표는 무엇인가?목사가 된다는 것처럼 …
2011-11-03
[기고글]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 이신철 교수
선교책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개신교회 선교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으나, 교회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통하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운동이 점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서울 올림픽을 지나고, 국내…
2011-04-19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