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글] 목회의 본질을 붙잡아야 한다 - 김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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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의 본질을 붙잡아야 한다
- 목회자들이여, 잃어버린 기도를 회복하라 -
선지동산 36호 게재 / 목회리더쉽과 영성(3) / 김순성 교수
당신은 목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당신은 목회자인 자신을 누구로 인식하고 있는가?
당신의 목회의 중심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
오늘날 대다수 목회자들이 목회를 전문직으로, 목회자 자신을 전문직업인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세상의 다른 전문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직업적인 성공을 위한 인위적인 기술이나 방법 등 외적인 일에 골몰한다. 하나라도 더 많은 교인을 확보하기 위해 더 좋은 프로그램, 더 나은 비법, 더 큰 능력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소위 목회성공을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수단화, 도구화된다. 심지어 하나님의 말씀도 기도도 전도와 선교까지도 목회성공의 방편으로 전락한다. 말할 것도 없이 그 모든 노력과 활동의 중심에는 “자기 영광”이 자리한다. 하나님 영광은 구호일 뿐 그 중심에는 자신이 인정받고 높힘 받으려는 타락한 욕망이 자리한다. 스스로 한번 자문해 보라. “내가 오늘 목회사역에 열심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진정 나를 부르신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그를 높여드리기를 갈망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중심이 되어 나의 사역을 통해 그분이 나를 높여주기를 갈망하기 때문인가? 혹시 나의 목회를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목회란 결코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하여 성공을 추구하는 전문직이 아니다. 목회는 본질적으로 삼위 하나님 자신의 일이다. 하나님이 친히 자기 양떼를 돌보신다. 자기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며 사랑하신다. 자기 양떼를 향한 하나님 자신의 이 구원역사를 인간 목회자를 통해 중개하는 것이 목회다. 하나님 자신의 양들을, 하나님 자신의 사랑으로 섬기고 돌보는 것이 목회요, 그 일을 통해 하나님 자신이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목회이다. 목회자란 다름 아닌 이 신비로운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중개하도록 특별히 부름받은 자이다. 자신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 하나님 자신이 일하시게 하는 특별한 직무를 부여받은 자가 목회자이다. 이 일은 사람의 능력이나 재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오직 하나님 자신의 능력,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목회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다. 하나님 자신이시다. 인간 목회자가 목회하되 자기 힘으로서가 아니라, 성령이 주도적으로 그를 통해 일하시는 것이다.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을 필요로 하는 양무리의 하나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주님의 양떼들에게 중개하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는 이 사실이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 일인가!
이렇게 목회의 본질을 생각할 때 목회자의 가장 우선적인 직무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하나님 자신을 갈망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 엄청난 목회사역을 감당할 수 없는 무능한 죄인임을 고백하며 애통하면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외적인 일이나 활동들에 앞서 자신의 내면을 성령의 은혜와 능력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하나님 자신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구도자의 이 마음이 무엇인가? 기도이다. 기도란 우리 존재의 중심이 하나님을 향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지속적으로 의식하고 경험하며 그 안에서 생각하며 사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마음이 기도로 충만할 때 하나님이 우리 자신의 전존재와 삶의 중심에 계셔서 우리의 사역과 삶을 통해 당신의 구원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이처럼 기도를 떠나서 목회사역은 물론 그리스도인의 삶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P. T. 포오사이스(Forsyth)가 지적한 바대로 “최악의 죄는 기도하지 않는 것”이다. 기도하지 않는 죄는 나아가 “기도를 원하지 않는 죄”를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기도의 불능”을 초래한다. 급기야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하지 못하는 영적인 농아 상태에 이르게 된다. 만일 누군가가 이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 사람의 목회생명은 이미 끝장난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목회현장에서 직면하는 온갖 영적 질병들은 바로 기도하지 않음에서 오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책임이 목회자 자신에게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부지불식간에 목회직이 전문직으로, 목회자가 전문직업인으로 인식되면서 나타나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영적 증상이 기도의 상실이다. 목회성공을 위한 더 좋은 방법, 더 큰 능력은 열심히 찾아 헤매면서 정작 능력의 근원이신 하나님 자신은 갈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A. C. 딕슨(Dixon)의 말대로 “조직을 의지할 때 우리는 조직이 할 수 있는 것을 얻는다. 교육을 의지할 때 우리는 교육이 할 수 있는 것을 얻는다. 인간을 의지할 때 우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얻는다. 기도를 의지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것을 얻는다.” 우리 시대 목회현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무엇보다도 기도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에게서 기도의 마음을 빼앗아가는 이 시대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의 삶을 회복할 수 있을까?
1. 당신의 삶에 기도를 대체하는 거룩한(?) 일들이 무엇인지 발견하라.
목회자의 삶에 기도를 위협하는 장애물은 세속적인 일들이 아니다. 목회사역과 관련된 각종 회의와 모임, 사무적인 일, 끊임없는 심방과 상담, 세미나 참석 등 목회사역에 꼭 필요한 일들이다. 당신이 만일 기도의 마음을 회복하려면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이보다 덜 중요한 일들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결단해야 한다.
2. 홀로 기도에 집중할 수 있는 내적 공간 및 외적 환경을 확보하라.
기도는 외적인 종교행위가 아니라, 마음의 활동이다. 외적인 환경 이전에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고 목숨을 걸고 그 시간을 지키도록 자신을 훈련해야 한다.
3. 기도시간을 점점 더 늘려가라.
기도의 질은 기도의 양에 비례한다. 목회자라면 매일 최소한(!) 1-2시간은 하나님의 임재 앞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기도시간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은혜로운 찬송가나 복음송 또는 성구를 반복적으로 부르거나 암송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4. 주님의 십자가와 보혈을 지속적으로 묵상하라.
목회자의 기도가 자신의 필요를 일방적으로 아뢰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그 은혜에 감격하는 자리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십자가와 보혈을 찬송이나 성구암송를 통해 지속적으로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과 이른 아침에 시편을 읽고 묵상하라.
시편은 기도의 책이며 영성의 보고이다. 매일 밥 먹듯이 시편으로 하루를 마치고 하루를 열라. 매일 5장씩 읽으면 한 달에 한 번씩 읽게 된다. 특별히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계속 묵상하며 기도하라. 당신의 기도와 영성이 놀랄 만큼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기도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자주 읽으라. 기도의 마음이 지속적으로 자극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유념하자. 기도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 그리고 기도는 오직 기도함으로써만 배운다는 사실이다. 당신의 삶에 기도가 회복되는 그 순간부터 하나님은 당신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할 것이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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