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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글] 포도주를 만드신 메시아 - 한정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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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260회 작성일 10-02-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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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를 만드신 메시아(요 2:1-11)




  요한복음이 묘사하는 예수님 공사역 시작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영입하신 후, 그들을 데리고 가나 혼인잔치에 초대받아 가셨습니다. 거기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이적을 행하셨다. 이것은 예수님 공사역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공사역 첫 시작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복음서들은 각각 예수님 공사역 첫 시작기사에서 그가 어떠한 메시아이심을 구약을 인용하면서 밝힙니다. 우리는 의문을 가집니다. 과연 요한도 첫 표적기사에서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메시아 상을 제시하고 있는가? 왜 하필 예수님이 포도주를 만들었을까? 포도주와 관련하여 메시아 예언을 하고 있는 구약의 구절이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의문을 풀기위한 작업으로 먼저 구약에 포도와 관련이 있는 메시아 구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구약의 메시아 예언 구절들
(1) 창세기 49:11-12
  야곱이 유언으로 12아들에게 축복을 하면서 유다에게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10절)고 예언했습니다.  ‘홀’과 ‘치리자의 지팡이’는 왕권을 나타냅니다. 실로구절은 전통적으로 메시아 예언으로 해석됩니다. 즉 메시아가 오기까지 유다가문의 왕권이 계속된다는 예언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메시아 시대의 특징을 묘사합니다. “그의 나귀를 포도나무에 매며 그 암나귀 새끼를 아름다운 포도나무에 맬 것이며 또 그 옷을 포도주에 빨며 그 복장을 포도즙에 빨리로다. 그 눈은 포도주로 인하여 붉겠고...”(창 49:11-12). 나귀를 포도나무에 멘다는 것은 포도나무가 그만큼 흔하다는 말이며, 포도주로 옷을 빤다는 것은 그만큼 넘쳐난다는 의미입니다.

(2) 미가서 4:1-5
  미가서 본문은 종말의 때에 예루살렘의 통치권이 온 세상에 미칠 것을 말합니다(미 4:1). 그가 세상을 잘 판결해 세상에 평화가 깃들 것입니다(3절). 그런데 이 메시아 왕국에 포도나무가 등장합니다. “각 사람이 자기 포도나무 아래와 자기 무화과나무 아래 앉을 것이라”(4절 상). 메시아 시대에 있을 풍요로움을 이렇게 묘사한 것입니다.
  
(3) 스가랴 3:10
  스가랴가 성전에서 본 환상에서 하나님은 앞으로 하나님의 종 “순”이 나타날 것을 예고하십니다. “순”은 메시아의 전문용어입니다. 왕이며 제사장 양 직분을 가진 메시아에 대한 예언입니다. 그리고 이 메시아 시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그날에 너희가 각각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로 서로 초대하리라”(슥 3:10). 풍요로움, 그리고 잔치를 베푸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4) 사 65:21
  신천신지(新天新地), 곧 고통과 환란이 없는 새시대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묘사에서 포도가 언급됩니다. “그들이 가옥을 건축하고 그것에 거하겠고 포도원을 재배하고 그 열매를 먹을 것이며...”(21절). 전쟁이 없는 평화와 풍요로움을 그렇게 묘사한 것입니다.

2. 그 성취를 묘사한 요한복음
  구약에서 메시아시대의 특징으로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 혹은 포도주가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 공사역 첫 기사에서 무화과나무와 포도주를 등장시킵니다. 그가 이 구약의 이 메시아 구절들을 성취하러 오신 분이심을 증명하기 위함입니다. 먼저 나다나엘을 부르신 사건에서 봅시다. 빌립이 예수님을 발견하고 자기 친구 나다나엘에게 찾아갔습니다(요 1:45). 그에게 “구약에 기록한 그이, 곧 오실 그 메시아를 내가 만났는데, 나사렛 예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이 말하였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 1:46). 그러나 빌립은 나다나엘을 “와 보라”고 강권하여 이끌고 왔습니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고 “네가 참 이스라엘 사람이다”고 하였습니다(요 1:47). 그가 왜 진정한 이스라엘 사람인가요? 그 다음 구절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에 보았노라”(요 1:48). 그것은 예수님이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메시아를 사모하며 기다리고 있었지 않았느냐? 그가 바로 나다’는 말과 같습니다. 나다나엘은 메시아가 오면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을 것이라는 구약의 예언에 따라 그 나무아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금 전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며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님의 그 말 한마디에 꺾어집니다.  왜냐하면 메시아를 기다린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랍비여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당신은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입니다”(요 1:49)고 고백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은 자기에게 모인 제자들을 데리고 함께 잔칫집에 가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잔칫집에서 풍족하고 질 좋은 포도주를 제공함으로서 그가 메시아이심을 선언합니다.

3. 어떠한 메시아?
  요한이 가나표적에서 예수님이 구약에 예언된 그 메시아이심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한은 어떤 메시아 상을 그려줍니까? 마태는 왕이신 메시아, 누가는 인간으로 오신 메시아를 그리는 반면 요한은 “하나님(혹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메시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본문 마지막 결론에 그가 이 표적을 행하여 “그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믿었더라”(2:11)라고 말합니다. 그가 드러내는 영광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요한복음 1장에 “말씀”으로 불리는 예수님은 태초부터 계셨으며 하나님이었습니다(1:1-2). 그가 우리 가운데 거하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본다고 했습니다(2:14). 구약에서 “영광”은 하나님 임재를 나타내었습니다. 특히 출애굽과 출바벨론에서 구름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이 백성들을 이끌고 갔었습니다(출 24:16-17; 40:34-35). 한때에 모세가 그 영광을 구름이 아닌 직접적인 모습으로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러나 하나님은 지나가고 난 뒤 등만 보여주셨습니다(출 33:19-23). 요한복음에서 하나님 자신이 이 땅에 왔습니다. 그는 또한 메시아로 왔습니다. 가나 표적을 통하여 예수님은 자신의 영광을 보여주셨고, 또한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메시아는 하나님 자신 혹은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하나님-메시아의 모습을 하필 포도주를 만드심으로서 보여주셨을까요? 왜 구약에도 메시아 시대의 상징으로 무화과 열매와 포도열매를 말하는 것일까요? 밀, 보리 등의 곡류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양식입니다. 그러나 무화과와 포도는 생존을 넘어 풍요로움을 상징합니다. 특히 포도주는 잔치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풍요로움과 함께 잔치가 베풀어지는 이미지까지 제시한 것입니다. 메시아 시대가 도래하면 하나님은 풍요로움을 주실 것인데, 또 잔치를 베풀어서 그들을 먹여주십니다. 이것은 구약의 종말적 묵시록 구절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만민을 위하여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포도주로 연회를 베푸시리니 곧 골수가 가득한 기름진 것과 오래 저장하였던 맑은 포도주로 하실 것이며.... 사망을 영원히 멸하실 것이라 주 여호와께서 모든 얼굴에서 눈물을 씻기시며 그 백성의 수치를 온 천하에서 제하시리라 (사 25:6-8)

이사야서의 구절은 종말에 대한 묘사입니다. 재림 이후에 있을 마지막 완성되는 그 하나님의 나라에 성도들이 잔치에 초대되어 가장 좋은 포도주로 대접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 구절을 보면 왜 예수님이 하필 잔칫집에서 포도주를 만드심으로서 자신이 하나님-메시아이심을 나타내셨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공사역의 첫 시작에서 표적을 통하여 메시아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셨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완성되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누릴 그 풍요로움과 잔치를 바라보게 한 것입니다.
  보십시오!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가장 질 좋은 포도주가 공급됩니다. 메시아는 자기 백성을 하늘나라에 데리고 들어가서 잔치를 베풀어 주시는 장면입니다. 백성들은 풍성한 삶을 누리면서, 특히 하나님-메시아 앞에서 베풀어지는 잔치에서 행복을 누립니다. 이 예수님의 모습을 극소수의 사람들, 제자들만이 보았습니다(요 2:11하). 오늘도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 표적을 통한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선지동산 55 게재 / 구약을 통한 신약읽기(2) / 한정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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