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글]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 한정건 교수
페이지 정보
본문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엡 4:7-12 / 시 68:18
승리한 왕이 주신 선물
엡 4:7-12 / 시 68:18
에베소서는 전반적으로 교회가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지를 다룬다. 오늘 본문은 교회가 무엇이며(성격), 교회의 직분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선물을 주심
먼저 바울은 우리 각 사람이 선물을 받은 것으로 말한다. 선물은 주는 자가 누구인지와 무슨 선물이지, 그리고 선물을 준 이유 혹은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본문에서 선물을 주는 자는 그리스도이며, 그가 하늘로 오르시면서 주셨다. 그가 승천하시는 장면을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왕이 본국으로 귀환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가 위로 올라가실 때에 사로잡혔던 자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8절). 이 구절은 구약 시편 68편을 인용한 것이다.
시편 68편
시편 68편은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부른 노래이다(시 68:24-25 참조). 이 노래에서 법궤가 오는 것을 하나님이 오시는 것으로 인식하였다(24절). 왜냐하면 하나님은 법궤 위 두 그룹 사이에 임재해 계시기 때문이다(삼상 4:4; 삼하 6:2 참조). 그런데 다윗은 이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묘사한다(시 68:24 중). 그는 높으신 왕이다. 바산의 높은 산(산은 왕권을 상징하는데, 암몬, 다메섹, 아람지역의 왕들을 가리킴)들이 하나님의 산(성전 산)을 시기하여 본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 그 산에 왕으로 군림하시기 때문이다.
또 시편은 여호와가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으로서 자기 도성에 귀환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하나님의 병거가 천천이요 만만이라... 주께서 높은 곳으로 오르시며 사로잡은 자를 끌고 선물을 인간에게서, 또는 패역자 중에서 받으시니 여호와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려 하심이로다”(68:17-18). 그 전쟁은 출애굽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이집트에서 내린 재앙들은 이집트 신들과 붙은 전쟁에서 적을 쳐부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1) 그리고 광야에서 행진하면서 대적들을 무찔렀으며(아말렉, 아랏), 에돔과 모암, 암몬 등의 왕들을 쳐부순 후, 가나안 왕들을 쳐서 이겼다. 하나님은 이 모든 전쟁을 끝내시고 자기 도성으로 개선(凱旋)귀환하신다.
예수님의 전쟁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오셔서 전쟁을 치루셨다. 곧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기 위해 마귀와 치룬 전쟁이었다. 예수님이 마귀를 쫓으시는 장면에서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눅 11:20)고 하셨다. 그리고 그 전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다. “강한 자가 무장을 하고 자기 집을 지킬 때에는 그 소유가 안전하되 더 강한 자가 와서 그를 굴복시킬 때에는 그가 믿던 무장을 빼앗고 그의 재물을 나누느니라”(눅 11:21-22). 여기에서 “강한 자”인 마귀는 무장하여 침입자를 경계한다. “더 강한 자”이신 예수님이 마귀를 쳐부수고 그 집에 들어가 그의 소유물을 빼앗아 자기의 소유로 삼으신다. 바로 사람을 자기 백성으로 삼아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 전투에서 항상 주님이 승리한 것은 아니었다. 한때에 주님은 마귀와 마귀의 앞잡이에게 패한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고, 잡히시고, 매를 맞았으며, 억울한 재판을 받고 죽으셨고, 무덤에까지 내려가셨다. 예수님을 죽이고 마귀와 그 세력은 승리의 개가를 불렀다: “누가 그의 후손을 생각했으리요. 왜냐하면 그는 산자의 땅에서 끊어졌기 때문이다”(사 53:8, 개인적 번역). 물론 예수님의 육체적 후손이 없다. 그리고 영적인 후손인 제자들도 다 도망갔다. 마귀는 그의 종교는 그의 죽음과 함께 끝났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삼일만에 땅이 흔들리고, 무덤이 열렸으며, 무덤을 지키던 군인들이 혼비백산 도망하였다. 예수님이 살아나시어 마귀의 머리를 강타하였다(창 3:15). 이 장면을 본 성도들이 기뻐한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고전 15:55-57). 예수님이 마귀를 강타하고 그의 소유인 우리를 빼앗아 자기의 소유로 삼으셨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이며 또한 교회이다. 교회는 주님이 피흘리기까지 싸워 얻은 값진 것이며, 전쟁에서 승리한자가 차지하는 전리품이다. 고대 나라간의 전쟁에서 승리한 큰 왕이 작은 나라를 자기의 소유로 챙기는 것과 같다.
시편과 에베소서 구절의 비교
그런데 시편의 구절과 이것을 인용하는 에베소서 구절이 약간 차이가 난다.
(시 68:18) 주께서 높은 곳으로 오르시며 사로잡은 자들을 취하시고 선물들을 사람들에게서 받으시며 반역자들로부터도 받으시니...
(엡 4:8) 그러므로 이르기를 그가 위로 올라가실 때에 사로잡혔던 자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하였도다
구약에서는 선물을 사람들에게 받으셨다고 하였는데, 신약에서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셨다고 표현한다. 양쪽에서 의미가 다른 것이 아니다. 전쟁에서 이긴 왕은 진 사람들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그런데 그 선물을 왕 혼자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본국에 돌아와서 백성들에게 나누어준다. 구약은 받는 장면을 말함으로써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나타내는 반면, 신약은 자기 백성에게 시혜를 베푸시는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선물의 종류
에베소서는 선물의 목록을 제시한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엡 4:11). 바로 교회의 직분들이다. 이 직분을 준 이유는 교회를 봉사하며 온전케 세우기 위해서이다(12절).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왕이 나라를 획득하고, 그 나라를 관리하도록 장군들에게 관직을 나누어주는 모습과 같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왔다. 마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시고, 교회(신약에서 보이는 하나님의 나라에 해당함)를 세우셨다. 그는 승리한 왕으로 승천하셨다. 마치 하나님이 출애굽의 마지막 과정에서 승리한 왕으로 왕도인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모습과 같다.
교회는 주님이 피흘리기까지 싸워 승리로 쟁취한 전리품이다. 마치 구약의 이스라엘 나라와 같다. 그리고 그 전리품을 성도들에게 주어 관리하도록 하셨다. 교회의 직분은 승리한 왕인 주님께서 주신 크신 선물이다. 마치 구약의 하나님 나라를 관리하도록 세운 왕과 제사장, 그리고 선지자와 같은 수준이다. 교회와 교회의 직분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아야 하겠다.
--------------------
1) 나일강을 피로 변하게 한 것은 하피라는 강의 신을 쳐서 죽인 것이며; 개구리는 헥트 신(다신과 부활의 신); 파리는 하트콕; 악질은 하도르; 흑암은 태양의 신인 레; 장자를 죽인 것은 아몬 신을 대항하여 승리한 모습이다. 마지막 날 밤에 “내가 ...애굽 나라 가운데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리라 나는 여호와로라”(출 12:12)고 말씀하신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홍해에서도 하나님의 전쟁이었다(출 14:25 참조)
선지동산 58호 게재 / 구약을 통한 신약읽기(5) / 한정건 교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