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제70회 고려신학대학원 학위수여식 원장 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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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23(화) 오후 2시. 신학대학원 대강당
졸업식 훈사
변 종 길 (신학대학원장)
소정의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하게 된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이제 세상으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여러분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핍박하고 환난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교회도 여러분을 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전도사나 강도사 또는 부목사로 섬길 때에는 좋아하고 환영하겠지만, 막상 담임목사가 되려고 하면 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교회가 담임목사를 청빙하려고 하면 수십 명의 지원자가 몰려든다고 합니다. 50명이 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회 입장에서 보면 청빙하고 싶은 목사는 한 명도 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몇 달, 몇 년이 지나도록 담임목사를 못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사는 많은데 청빙하고 싶은 목사는 적은 것이 오늘날 현실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교회가 고통당하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 근본이유는 목사가 준비가 덜 되어서 그렇습니다. 첫째로, 성경을 너무 모르고 설교 시간에 엉뚱소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기도를 안 하고 인간적인 머리로 행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헌신적으로 섬기는 모습이 없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대접받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주의 종의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졸업한 교역자들을 보면, 대개 주된 관심이 어떻게 하면 자기가 큰 교회, 좋은 교회를 맡을 수 있느냐? 어떻게 하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위해 늘 걱정하고 애쓰면서도 막상 자기 자신을 훈련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설교를 잘하기 위해선 우선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하루에 몇 시간씩 성경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읽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기도를 많이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하루에 몇 시간씩 스스로 교회당에 나와서 기도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형식적으로 조금 기도하고 시간만 떼우다가 갑니다. 그러니 영성이 부족하고, 그런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무슨 은혜가 되겠습니까?
나아가서 은퇴 후에 무엇을 할까 걱정하는 목회자는 많지만, 막상 은퇴 후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준비된 자를 찾으시고 준비된 일꾼을 사용하십니다. 전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찾아내어서 사용하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겠습니까? 졸업생 여러분은 다음 세 가지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첫째는, 성경 실력입니다. 성경을 훤하게 알아서 성경 어디를 펴더라도 즉석에서 설교할 수 있는 실력입니다. 그저 예화나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원어에 기초해서 성경의 진리를 드러내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실력입니다.
둘째는, 전공 실력입니다. 모든 졸업생은 전공 분야를 하나씩 정해서 그 분야를 깊이 공부해서 언제든지 그 분야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중국과 다른 나라에서 우리에게 신학교 강의 요청을 많이 해 옵니다. 앞으로 엄청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여러분이 많이 가서 강의를 해야 하겠는데 전문 지식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학석사(Th.M.) 공부가 필요합니다. Th.M.을 해야 전공이 생기고 강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그래서 졸업생 여러분은 기회 되는 대로,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 꼭 Th.M.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는, 언어 준비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영어는 필수입니다. 여러분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영어로 설교하고 강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평소에 틈틈이 영어성경을 읽으면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중국어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수요가 많습니다. 특히 고신 교단에서 와서 가르쳐 달라고 요청합니다. 해외에서는 고신 교단과 고신 신학을 굉장히 높이 보고 우리에게 와서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자를 찾으시는데, 특히 한국의 고신 교단에서 준비된 자를 찾으십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 앞에는 큰 기회가 놓여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사정이 어렵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예수님은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은 적다”고 하셨습니다. 온 세상이 준비된 일꾼을 부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와 인도와 온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가르쳐 줄 일꾼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생각하면서 졸업생 모두 자기 자신을 잘 훈련하고 준비하여서 하나님이 귀하게 쓰시는 일꾼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2016년 2월 23일
고려신학대학원장 변 종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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