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 열째 날(2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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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 열째 날(2월 10일, 수)
작성자: 노희태(M.div. 3학년)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 우리 일행은 상당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오늘 오전 일정이 아펠도른(Apeldoorn)에 있는 Het Loo 궁전을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그곳에서 우리 일행을 가이드해 주시기로 약속된 분이 바로 은퇴하신 캄펀 신학교 신약학 교수님이신 반 브럭헌(Van Bruggen)이었기 때문이다. 해방파 교회 내에서도 매우 존경하는 교수님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변종길 교수님의 지도 교수님으로 잘 알려진 분이라서 곧 있을 만남이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우리 일행은 이러한 부푼 기대를 가지고 아펠도른으로 차를 타고 7시 30분에 출발했다. 네덜란드의 차도는 좁고 차선은 적은데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교통 체증이 거의 없는 듯했다. 그렇지만 우리 일행은 가끔씩 운전 중에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면 운전하는 학생을 격려하는 한마디로, “You are good driver!”를 외치고서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 우리 일행은 아펠도른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Het Loo 궁전은 네덜란드 왕실의 여름 별궁이다. 오렌지가의 공 빌럼 3세에 의해 지어진 사냥용 별궁으로 팔라디안 양식과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1686-1975년까지 왕실이 사용한 곳이다(궁전 전체가 중앙을 두고 양쪽이 대칭 구조로 설계된 점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하여 지어진 건축물과 정원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는 그 곳에서 반 브럭헌 교수님을 만났다. 처음 단지 외견만을 살펴보아도 그의 학자로서의 품격이 느껴졌고, 교수님께 직접 네덜란드의 일반 역사와 궁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설명들을 들은 후에는 비록 신학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그의 학문적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은 Het Loo 궁전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보다 의미 있게 다가왔다. 다소 유럽의 왕실의 역사나 왕실 궁전이라는 건축물로 묘사된 유럽의 예술에 관해서는 눈으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생소한 것이었지만, 오전에 눈으로 보고 귀로 설명을 들어가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유럽의 역사와 예술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매우 흡족한 시간이었다.
Het Loo 궁전을 다 돌아본 우리는 가이드를 해준 반 브럭헌 교수님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오후에는 다흐블라트(nederlands dagblad)라는 기독교 신문사를 방문하였다.
이 신문사는 대표적인 해방파 교회의 기독교 언론이었던 곳이다. 처음에는 교회의 신학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었던 주간지였지만, 현재는 교회와 완전히 독립하여 기독교 일간지로서 가치 있는 언론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약 10만 명의 구독자가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해방파 교회 성도들이 구독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곳에 도착하여 우리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는 사실과 진실을 전하고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기독교 언론으로서 가진 책임이었다. 이곳의 한 기자 분은 우리에게 신문사를 소개해 주면서 매우 귀중한 교훈을 주었는데, 바로 한 가지 사실을 정확하게 밝혀내기 위해서는 정말로 그 사실을 증명할 만한 더 분명한 사실들(진실들)을 찾아내야하며, 이에 따른 노력과 연구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러한 말이 꼭 신학을 하는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아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다(“책 한권만을 읽은 신학생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해주기도 하였다).
둘째는 이 신문사가 정말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일행은 이 신문사의 각 부서실과 그곳의 기자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모두가 자신들의 일터를 밝고 편안한 분위기로 연출하고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셋째는 소속 기자 분들에 대한 기독 언론으로서의 전문성이다. 이곳의 어떤 기자 분은 신학교에 라틴어 강의를 나가기도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소속된 기자 분들 모두는 해방파 교회의 성도로서, 대부분이 상당 수준의 성경과 신학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그들의 전문성이 다른 무엇보다 기독교적인 바탕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기독교 신문사가 교회와 가져야 할 관계에 대한 원리나 구체적인 기독교 언론의 기능이나 역사 등을 논의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의 일터를 경험한 것만으로 충분히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마지막으로 학교로부터 최종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번 캄펀 신학교 방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우리들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나누면서 이를 정리하여 캄펀 신학교에 전달한 것이다. 이러한 학교의 모습을 통해 캄펀 신학교가 얼마나 우리 일행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또한 고려신학대학원과의 협력 교류에 대해서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자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평가를 마친 우리는 학생들이 마련한 작별 파티에 초청을 받아 함께 캄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었다. 11일 동안의 짧은 일정이 곧 마무리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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