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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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마지막 날
작성자 : 남창완(M.Div.)
네덜란드 일정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저녁 9시 한국행 비행기 시간을 앞두고 우리는 각자 지인 분들에게 드릴 선물을 사기위해 분주한 아침 시간을 보냈다. 네덜란드에서는 국민 대표 간식으로 스트로바플(Stroopwafel) 이라는 와플식 과자가 유명한데, 값도 적당하고 부피도 그렇게 크지 않아 우리는 선물용으로 이 과자를 잔뜩 구매했다.
우리는 마지막 날의 첫 일정으로 11시 반에 시작하는 깜뻔 신학교 경건회에 참석하였다. 깜뻔 신학교에서 경건회는 자율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데, 비록 첫 주 보다 사람은 조금 줄었지만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과 교직원 분들이 경건회에 참석하였다. 특별히 이 날 경건회에는 우리 말고도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에서 오신 분들도 함께 하였는데, 설교가 끝나고 그 곳 교회의 형편과 기도제목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경건회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마지막 순서로 있었던 기도회였다. 한국에서 기도회는 다같이 통성으로 기도하는 것인데, 이곳의 기도회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다. 인도자가 앞에서 기도제목을 말한 다음, 3가지 정도 기도제목을 구분하여서 정해진 기도자가 앞에 나와 각각의 기도제목에 맞추어 대표기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하나의 기도가 끝날 때 마다 회중들은 기도와 관련된 한 소절 분량의 짧은 찬양을 불렀다. 마지막 기도에서는 인도자가 특별히 모든 회중이 무릎을 꿇고 모든 마음을 그리스도께 드리자고 하였는데, 모든 회중이 무릎을 꿇고 한 사람의 인도자가 대표기도를 하는 것은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경건회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분홍색의 작은 컵케익들이 탁자 위에 준비되어 있었다. 학장이신 룰 까이퍼 교수님의 손녀가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간식이라고 했다. 남자아이일 경우에는 파랑색을, 여자아이일 경우에는 분홍색을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재미있는 학교 문화였다.
깜뻔을 떠나기 전 우리는 시내로 나가 점심을 먹으면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우리가 있던 식당으로 드 부어(de Boer) 교수님께서 들어오셨다. 교수님께서는 마침 오늘이 우리가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 말씀하시면서 식사를 마친 우리를 강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셨다. 강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는데, 그곳에는 600년 된 코그(cog) 상선이 크레인에 걸려 수면 위로 들어 올려져 있었다. 600년 전 침몰하여 강바닥에 매몰되었던 것을 건져 올려 보존을 위해 박물관으로 옮기기 전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다. 600년 전 상업의 중심지로 암스테르담 보다 번성하였다는 깜뻔의 과거를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드 부어 교수님은 우리를 깜뻔 항구로 우리를 안내하셨다. 그곳에는 복원된 코그선이 한 척 계류 중이었는데, 교수님께서는 매년 실제 항해에 한 차례씩 참여하신다고 말씀하셨다. 과거를 단지 책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그동안 지냈던 게스트 하우스를 말끔하게 치운 후 스키폴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짐을 실었다. 깜뻔 신학교에서의 10박 11일의 일정이 마치는 순간이었다.
네덜란드 방문 기간을 뒤돌아 본다면 많은 관심과 환대 속에서 따뜻한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번도 만나 본적 없는 이방인인 우리를 한 그리스도를 고백한다는 이유로 따뜻하게 환대해준 네덜란드 성도들의 사랑 속에서 모든 일정을 감사하게 마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방문은 신학생인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여행이었다. 네덜란드 교회는 세속화의 흐름 속에서 계속해서 시대와 사회를 복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그들은 개혁신앙의 토착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점에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의 개혁신앙 토착화 정보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점에서 이번 네덜란드 방문이 단순한 개인적 경험 차원이 아니라 교회의 협력과 교류 확대에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특별히 신학생 차원에서의 교류는 교회 간의 ‘아래로부터’의 교류 확대와 미래의 교회 교류에 필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신대원과 깜뻔 신학교의 MOU 체결에 따른 서로 간의 첫 번째 학생 교류 프로그램은 이렇게 종료되었다. 이러한 교류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되어 양 교단 간의 화합과 교류 증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각자가 처한 형편에서 더욱 그리스도만을 드러내는 일에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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