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둘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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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둘째 날
작성자 : 노희태(M.Div 2학년)
전날 여행의 노고와 한국과의 시차로 인해 쌓인 피로를 깊은 단잠으로 달랜 후 우리는 둘째 날 아침을 맞이했다. 동절기 캄뻔의 일출은 보통 오전 8-9시 사이이다. 그럼에도 어두 컴컴한 아침 시간부터 캄뻔 사람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며 거리를 활보하며 아침을 생기있게 맞아들였다. 마찬가지로 우리 일행 역시 아직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 일찍 일어나 간단한 빵과 시리얼을 조식 삼아 가볍게 배를 채웠다.
조식을 먹고 나서 우리에게는 여유로운 2시간 가량 시간이 남아 있었다. 우리의 둘째 날 첫 일정은 10:30분부터 시작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잘 느끼진 못할 여유를 갖게 되어서인지 어색한 면도 있었지만, 이내 적응하여 캄뻔의 아침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살펴보고자 이 곳 사람들처럼 자전거를 각자 타고 가벼운 산책을 하였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는 곧장 둘째 날 첫 일정을 시작했다. 10:30분. 전날 갔던 캄뻔 신학교 교수 회의실에 모인 우리는 꾸르트 반 베쿰(Koert van Bekkum) 구약학 교수님을 통해 ‘네덜란드 교회 역사의 개요(Dutch Church History)’ 강의를 들었다. 강의 전 교수님은 고린도후서 12장을 읽고 시작했는데, 이 또한 전날 저녁 식사 때와 마찬가지로 성경을 매우 가까이 두고 친숙하게 여기는 개혁교회 성도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우리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1시간 동안의 강의는 영어로 친절하게 행해졌고, 4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네덜란드 교회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현재 우리가 방문하고 있는 캄뻔 신학교가 속한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파)’가 어떤 출발점과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바빙크, 클라스 스킬더 등의 중요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생애와 영향력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네덜란드 개혁교회가 왜 가슴 아픈 분리를 겪을 수 밖에 없었는지와, 오늘날에 겪고 있는 네덜란드 내의 신학적인 논쟁과 개혁 교회가 안고 있는 과제로 인해 끊임없이 고심하고 해답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점에서 교회와 신학의 관계를 깊이 있게 여기고 이전의 자신들의 실수나 잘못을 반성적으로 마주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한국의 상황에 비추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오전 강의를 마치고 우리는 12:00에 캄뻔에 있는 동네 마트(AH Mart)에서 태국 및 일본식 컵라면을 사와서 간단하게 해결하였다. 식사 후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 2:15부터 캄뻔 도시 투어를 우리 일행의 친절한 캄뻔 신학교 친구인 엘레나와 가이드 선생님(Reinier d e Wit)의 인도로 약 3시간 동안 가졌다. 먼저 우리는 신학교에 가까이 있는 캄뻔의 시 박물관을 방문했다. 캄뻔이 매우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 박물관이 존재하고 있고, 이 박물관이 보유한 역사적 자료 및 물품들이 매우 풍성하다는 사실에 우리는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캄뻔에 대한 상세한 역사와 네덜란드만의 독특한 문물의 발전과정과 개척 정신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캄뻔은 커피와 담배를 통한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가진 도시였지만, 19세기에 와서는 소를 집안에서 키울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기도 하였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는 박물관을 나와서 직접 걸어다니며 강을 둘러싼 캄뻔 특유의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7개의 옛 교회당 등을 살펴보면서 무엇보다도 역사를 간직하고 보수하는 캄뻔 사람들의 정신과 노력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다. 특히 도시 곳곳에 담겨 있는 이야기와 조형물들이 갖는 의미를 듣는 것은 우리에게 왜 전통과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일이 중요한 지를 깊이 깨닫게 해주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유익했던 캄뻔 투어를 마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이틀만에 그리워진 한국 음식을 직접 해먹기로 하였다.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과 마트에서 사온 재료들을 통해서 쌀밥과 제육볶음, 소시지 볶음을 해서 수고한 엘레나와 함께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 일행이 느끼는 감사와 기쁨이라 함은 캄뻔의 형제들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는 신앙의 교제이기에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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